발달의 이론
전성설
수세기 동안, 사람들은 아기들이 이미 완성된 축소판 성인으로 이 세상에 태어난다고 믿어온 것 같다. 프랑스 역사학자 P.Aries가 지적했듯이, 이러한 견해는 중세기 동안 지배적이었다.
중세기의 그림이나 조각작품들을 보면, 아동 –신생아조차도-을 그릴 때 성인의 신체 비율과 얼굴 특성으로 표현했음을 알 수 있다.
아동들은 단지 그들의 신체 크기만으로 성인과 구별되었다. 아동은 마치 성인형상으로 미리 만들어져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Aries의 주장에 따르면, 중세 사회생활에서 역시 아동들은 성인과 똑같이 취급되었다. 아동들은 6~7세가 되면 다른 마을로 보내져 도제로서 일을 시작했다.
그들은 목수기술, 농업, 가사 작물 등 여러 가지 일들을 배웠다. 또한 작장의 집에 기숙생으로 있으면서 자신들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성인사회에 속하여 성인들과 똑같은 놀이를 하고, 똑같은 일을 하며, 똑같은 종류의 옷을 입었다.
Aries에 따르면 “일하는 곳이든 즐기는 곳이든, 심지어 평판이 나쁜 선술집에서조차 아동들은 성인들과 섞여 있었다”
Aries는 6~76~7 게 이전의 어린 아동들은 달리 취급되었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이 6~7세 이전의 아동들은 보호와 돌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보아 성인들은 아동들의 특수한 특성들에 대해서 무관심했다.
예를 들어 영아의 언어발달이나 운동발달등에 등에 대해 아무도 연구하지 않았다. 화가들은 심지어 신생아를 그릴 때조차 성인의 축소판으로 묘사했다.
일부 역사가들은 Aries의 견해를 비판했다. 중세기의 기록이 매우 희귀하기 때문에 역사가들은 Aries의 견해가 일부 과장되었다는 증거를 수집했다.
도제제도가 일반적이기는 했지만 Aries가 주장한 것처럼 그렇게 전적으로 획일적이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6~7세 정도의 아동들은 바로가 아니라 점진적으로 성인들의 일의 세계에 들어갔다.
그러나 12세 정도가 되면 그들은 성인과 똑같은 책임을 지게 되었다. 저자의 견해로는, Aries의 주장은 반대론자들을 반박하기 위해서도 쓰였지만 그보다 훨씬 더 큰 일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
게다가 다른 자료들을 살펴보면, Aries가 주장해던 아동의 이미지-축소된 성인으로서의 아동-가 중세시대를 통해서 지배적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이미지는 태생학에 관한 초기 이론들에서 가장 명백하게 나타난다. 수세기 동안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수태할 때 조그맣고 완전하게 만들어진 인간, 즉 축소인간이 정자나 난자에 이식된다고 믿었다.
그들은 인간이 수태되는 순간이 이미 ‘완성되며’ 출생때까지는 단지 크기와 부피만이 성장한다고 믿었다. 태생학에서 전성설은 적어도 기원전 5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그 시대의 과학적 사고를 지배했다.
18세기까지도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전성설적인 견해를 취했다. 그들은 완전하게 형성된 축소 인간의 존재에 대해 직접적인 증거를 갖고 있지 못함을 인정했으나, 그 이유는 단지 그것이 너무 투명하고 작아서 볼 수 없기 때문 아리고 주쟁했다.
이 ‘축소인간’에 대한 과거 견해를 현재의 우리 시각에서 본다면, 매우 기이하고도 낡은 생각이라고 보기 쉽다. 그러나 오늘날에도 우리는 흔히 그와 같은 생각에 빠지게 된다.
흔히 우리는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 등에서 어린 아동이 우리와 같이 조용히 앉아 있기를 기대한다든가, 또는 어린 아동의 생각이 우리 성인의 생각과 같은 것이라고 가정한다.
저자의 경험을 예로 든다면, 슈퍼마켓의 계산대에서 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데, 내 옆에 있는 애기 엄마가 걸음마를 간신히 하는 정도의 자기 자녀를 들어 올려 그 아기가 좋아한 만한 것들을 골라 카트에 넣도록 하고 있었다.
그때 그 엄마는 마치 자기 아기가 식료품 예산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너도 알 듯이 그것들은 더 설 여유가 없단다”라고 말하고 있었다.
우리는 성인 자기 중심주의에 빠져 가끔 어린 아기도 우리 성인과 같이 생각한다고 가정할 때가 있다. 물론 중세기에 만연했던 태도보다는 덜하겠지만 말이다.
태생학에서 전성설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현미경을 이용한 연구가 태아가 일련의 단계를 거쳐 발생하고 있음을 입증한 시기인 18세기 부터였다.
한편, 사회사상 영역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좀 도 일찍 나타나 16세기에 이미 직업세계에서의 변화와 함께 전성설이 쇠태 하였다..